
개업을 하고 나서 가장 자주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사업하는 사람들 대단하다…어떤 분야던지 조금이라도 알고 있어야 한다.”라는 생각이거든요.
근로자 때가 그리운 날도 많습니다. 그땐 일을 많이 하긴 했지만, 적어도 ‘일’만 잘하면 되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다른 종류의 스트레스가 있습니다.
개업을 하면, 일 말고도 일이 생깁니다
근로자 시절에는 어려운 업무를 많이 했습니다. 난이도 높은 일을 붙잡고 씨름하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고, 퇴근 후에도 일생각만 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다가 일이 해결되면 뿌듯한 면도 있었어요.
그래도 그 스트레스는 비교적 단순했습니다. “내가 맡은 업무만 잘 하면 된다”
개업을 하고 나서는 스트레스의 종류가 늘어났습니다. 업무 스트레스는 여전히 있는데, 거기에 운영 스트레스가 추가됩니다.
연휴가 괴로운 이유
연휴가 반갑기만 한 건 아니더라고요. 쉬는 동안에도 월세는 나가고, 직원 인건비는 나가고, 광고비도 나갑니다. 연휴 내내 사업 생각만 합니다. 일이 안 들어오면 어떡하지, 도태되면 어떡하지, 내가 저번에 그 고객한테 말을 잘 못했나, 신고한게 잘못됐으면 어떡하지…
그러다가 통장을 봐요..“아, 텅장이구나.”
내 몸갈아서 벌었던 돈은 또 어디간거야… 대표님들이 부가세 낼때만 되면 돈 없다고 하는 말들이 개업하니 너무 공감이 됩니다.
내가 SEO와 CPC를 알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요즘 제 관심사는 구글 검색노출과 광고입니다. 제가 아무리 업무를 잘한다고 해도 아무도 모르면 안되니까요. 어떻게든 날 노출시키려고 광고도 태워봅니다.
SEO가 어떻게 상위노출이 되는지, CPC가 뭔지, 키워드 단가가 왜 오르는지… 이런 걸 제가 공부하고 있다는 게 신기하기도 합니다.
개업을 안 했다면 아마 몰랐을 것들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알면 신기한 지식’이 아니라 ‘모르면 호갱 당하는 상식’이 되어버렸습니다.
업무만 잘해서는 부족하고, 알아야 할 것들이 계속 늘어나는 느낌. 그래서 “개업하면 만능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구나 싶습니다.
밖에는 사기꾼이 많고, 모르면 호갱이 됩니다
밖에는 정말 사기꾼들이 드글드글합니다. 뭐만 하면 돈을 달라고 하고, 모르면 흔히 말하는 호갱이 되기 쉽습니다.
문제는 그 금액이 몇만 원 수준이 아니라, 몇백만원 이라는 겁니다.
말 잘하는 사람들은 새치혀로 이리저리 돈을 꺼내게 만듭니다. 순간적으로는 “저런 말솜씨가 부럽다” 싶다가도,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이 듭니다.
결국 근본이 없으면 언젠가 무너진다.
그걸 믿고 싶어서, 저는 더더욱 근본을 챙기려고 합니다면서 나도 그냥 다 내팽겨치고 사기에 가까운 새치혀만 연습할까 싶다가도 또 다른 생각이 들고 기분이 오락가락 합니다.
“포장”과 “어필” 사이에서: 결국은 신뢰가 남습니다
이건 제 업에서도 비슷하게 보입니다. 별거 아닌 걸 어렵게 포장해서 높은 비용을 받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정말 어려운 일을 다 해놓고도 어필을 못해서 충분히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 정답이라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 남는 건 결국 신뢰와 누적된 결과라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그렇다고 마음이 말파이트 처럼 단단한건 아닙니다. 정말 모르겠습니다. 몇 년 뒤면 좀 나아질까요. 뉴스에는 AI때문에 세무사는 또 없어질 직업이라고 떠드는데 정말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