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소득세 신고, 계륵이 됐다

5월이다. 종합소득세 신고 시즌이다.

세무사 입장에서 이 시기가 마냥 반갑지는 않다.

종합소득세 신고대리 시장이 많이 죽었다.

삼쩜삼이 시장을 먼저 먹었고, 올해는 KB까지 가세한다고 한다. 플랫폼들이 저가로 치고 들어오니까 신고대리 단가 자체가 버티기 어렵다.

그래서 계륵이다. 챙기자니 손이 많이 가고, 안 챙기자니 아깝고.


이 시기에 주로 오는 사람들은 기장의무가 없는 개인사업자나 프리랜서들이다.

대부분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온다.

세금은 적게, 환급은 당연하게.

그런데 막상 보면 경비가 턱없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경비가 없으면 환급이 나올 구조 자체가 안 된다.

그걸 설명하면 돌아오는 말이 있다.

“다른 데는 다 해준다는데 왜 여기는 안 해줘요?”

그 말이 제일 난감하다.


그런데 여기서 솔직한 얘기를 하나 하자면.

국세청이 매출 1억 미만 사업자를 얼마나 들여다볼까.

현실적으로 많지 않다. 국세청도 사람이고 자원이 한정돼 있다.

수십억, 수백억 탈루하는 곳 잡는 것도 벅차다. 소액 사업자 경비 몇백만 원 더 넣은 거 하나하나 들여다볼 여력이 있을까.

솔직히 없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이런 생각이 든다.

대충 해줘도 어차피 국세청이 안 건드리는 거 아닌가. 경비 좀 더 넣어줘도 걸릴 일 없는 거 아닌가. 그렇게 해주면 고객은 만족하고, 나는 일감을 잃지 않고.

현타가 온다.


근데 나는 그게 안 된다.

증빙 없는 경비를 넣는 건 탈세다. 걸리냐 안 걸리냐의 문제가 아니다. 확률이 낮다고 해서 틀린 게 맞는 게 되진 않는다.

“다른 데서 해준다”는 말,

그게 사실이라면 그 사무실이 리스크를 같이 지고 있는 거다. 고객이 모르고 있을 뿐이다.

나는 그 리스크를 고객한테 넘기고 싶지 않다.


그래서 요즘 이 시기가 되면 좀 복잡하다.

원칙대로 하면 일을 잃고, 대충 하면 내가 아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 아직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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